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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Culturenomics

Hi, Seoul Festival



서울 시민으로 산 지 22년. 종종 느끼는 거지만 서울은 정말 세계 최고의 도시가 아닐까 싶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대중 교통 시스템이 우리나라만큼 잘 되어 있는 나라는 없다.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처럼 버스 도착 시간을 알려준다던가, 다음 열차가 어디를 지나치고 있다던가 하는 정보를 알려주는 나라는 없다. 휴대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만큼 지하철에서 전파가 자유자재로 이 핸드폰에서 저 핸드폰으로 왔다 갔다 하는 나라는 없다. 한편으로, 외국에서 한 끼에 5$정도의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인테리어에 신경쓰는 일이라고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 흔한 1500원 김밥 체인점마저도 원목으로 통일을 했다던가, 흰색벽에 짙은 갈색의 가구를 쓴다던가하는 인테리어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서울이 이처럼 세계 최고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도 잘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음식에서 더욱 그렇다. 일본 음식. 정갈한 아름다움이 있고 맛도 좋다. 프랑스 음식. 진정으로 재료 하나하나의 풍미를 느낄 수 있고, 음식에 모든 정성을 쏟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음식은?


우리나라 음식도 분명 건강식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렇게 유명한 것도 이미 초등학생이라면 다 알고 있는 "김치, 불고기, 비빔밥" 이정도이다. 물론 중국이나 일본인들은 우리나라의 부침개(지짐이)라던가 김밥도 무척 좋아하지만, 그 이상은 무엇을 알고 있냐고 묻는다면 글쎄. 누가 더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내국인들도 우리나라 음식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특히 궁중음식에서 그렇다. 우리에게 "우리 음식"이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식생활"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여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전통요리보다는 홈 베이킹에, 홈 베이킹을 마스터했다면 프랑스요리나 일본요리, 혹은 중국요리를 배우는 사람들이 그나마 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흐름이 생겼다. 세계화가 더욱 더 진전되고 사람들의 문화적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 것의 재발견"이 트렌드 세터들에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어느 덧 사람들은 홈베이킹도 좋지만, 우리 떡과 병과, 전통 차, 궁중 음식 만들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이러한 흐름과,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서울시는 이번 2009 하이 서울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조선의 맛을 찾다" 라는 프로그램을 5월 3일~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경희궁에서 펼친다.


2009년 5월 3일 오전 11시 14분, 경희궁 숭정전 앞





넷포터가 숭정전앞에 도착한 것은 11시를 조금 지나친 11시 14분 경이였다. 그 때 진행되고 있던 것은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인 "잣솔끼우기"와 "곶감꽃만들기" 사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해보겠다며 노리고 간 터이라, 어린이들만 참가한다는 사실에 좌절을 했지만. 역시 교육이라는 것은 아웃풋이 더 확실한 어린아이들에게 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

어린이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은 행사기간동안 매일 네차례 진행된다. 다음은 체험 프로그램.

 시간  5월3일  5월4일  5월5일
 11시  잣솔끼우기, 곶감꽃만들기  잣솔끼우기, 곶감꽃만들기  잣솔끼우기, 곶감꽃만들기
 11시 30분  잣솔끼우기, 곶감꽃만들기  잣솔끼우기, 곶감꽃만들기  잣솔끼우기, 곶감꽃만들기
 4시  다식박기 꽃절편만들기 율란빚기 
 4시 30분  다식박기 꽃절편만들기   율란빚기


위의 체험행사는 참가 30분 이상 전에는 미리 등록을 해야하므로, 참가를 원하는 시민은 일찍 방문하는 편이 좋을 듯 하다. 참고로 오늘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11시 30분까지 예약이 다 찬 상태였다.



                  <자못 진지하게 실습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행사 내용엔 뭐가 있나요? 9030 경림 콜센터 알려주세요~~

경림 콜센터에서 알 수 없는 부분은 직접 찾아가서 여쭤봅니다.

궁중음식연구원의 한미진 선생님께 여쭤봤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절대 놓치지 않고 봐야할 행사는 뭐가 있을까요?

사실 전부 놓치시면 안 되요.(웃음) 행사는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됩니다. 수라상을 올리는 장면을 재현하는 행사도 있고, 상설전시로 궁중음식 전시가 있어요. 매일 두시에는 대장금에 나왔던 음식 특강이 있고요. 하루에 네 차례 아이들을 위한 체험 교실이 있네요.


그렇다면 이번 행사의 의의로는 어떻게 말해 주실 수 있을까요?

하이서울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취지에 맞게 서울 문화재단에서 저희(사단 법인 궁중음식 연구원) 쪽으로 연락을 주셔서 진행되었어요. 저희 궁중음식연구원은 조선왕조 마지막 상궁이신 한희순 상궁님께서 제1대 기능보유자셨어요. 1979년 조선왕조 궁중음식이 중요 무형문화재 제 38호로 지정되면서 제 1대 기능 보유자로 인정받으셨죠. 그 후 황혜성교수님이 제 2대 기능 보유자로 지정되셨어요. 이후 한복려 선생님이 연구원을 맡으셔서  2000년 남북정상 회담 궁중음식을 지도하시고, MBC드라마 대장금에 음식 자문을 해주시곤 하셨죠. 대장금에서의 음식도 저희가 다 자문을 하고 저희가 다 만들었거든요. 현재도 저희 연구원에서는 끊임 없이 한국의 전통 음식을 개발하면서 민간차원으로까지 알려지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사람들에게 알려질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참 아름다워라~
이것은 궁중음식의 세계를 두고 하는 말이오.






일요일, 그것도 아침 열한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숭전전 앞은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게다가 영어는 물론, 일본어, 중국어 통역 자원봉사자들까지 모집하여, 골든위크를 맞아, 혹은 원화 하락세를 타고 날아오신 관광객들을 두 팔 벌려 맞이하고 있다. 물론 "조선의 맛을 찾다." 행사 자체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불과 500미터 근방에는 덕수궁 돌담길서부터 시립미술관, 서울광장, 청계천, 경복궁 등 볼거리가 무성~한 하이 서울페스티벌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쨍쨍한 봄볕에 김밥바구니 하나 싸들고 황금같은 연휴를 멀리 가지 말고 서울에서 보내면 돈도 절약하고 기름 값도 아끼고 일석이조!



컬처노믹스 넷포터 2기 김경림
(07010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