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썸네일형 리스트형 위로가 필요한 나에게 보내는 가을의 편지 오른쪽으로 2미터 거리의 벽을 넘어, 가을의 소리가 밤을 채우고 있다. 초가을의 문을 여는 비바람은 기세등등한 신록의 잎을 치고, 겸손하게 가을을 맞이하라고 다그친다. 여름이 한 해의 전쟁이라면, '오늘 밤'을 울리는 귀뚜라미는 전쟁을 마치고 돌아온 이들을 위한 위로의 노래이다. 인간은 생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그 경험은 기본적으로 오감에 기인한다. 계절은 이 오감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틀로, 미시적인 것이 아니라 거시적이다. 그래서 우리의 감정은 초 단위로 변하지만, '무드'라는 단어로 한 계절을 아우르기도 한다. 인생을 뒤바꾼 기억은 여름에 가득하다. 낭만으로 남는 기억들도 대개 여름에 밀집되어 있다. 이것은 인간의 인지 체계를 상기했을 때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더보기 이전 1 다음